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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기지 건설을 위한 초석

 

NISI20100203_0002264682.jpg KEI의 이번 주 임무는 현재 한국의 제2 남극 기지 건설 후보지 두 곳을 조사하고 기지건설에 따른 환경 평가를 위한 것이었다.

현재 한국의 제 2남극기지 후보지는  ‘케이프 벅스(Cape Burks)’와 대안지 ‘테라 노바 베이(Terra Nova Bay)’ 두 곳인데 둘 다 현재 남극에 살고 있는 생물들의 서식지가 많아 이들 자연생물의 환경을 해치지 않고 가장 좋은 입지조건을 가진 곳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이들의 임무이다.

한국의 최초 남극기지인 세종기지는 그 위치가 남극대륙에 가장 가깝지만 남극대륙이 아닌 칠레에 속한 섬이라 본격적인 남극대륙 탐사를 위해서는 남극 본 대륙에 위치한 기지가 필요하다.

현재 남극 제2기지의 후보지로 고려되고 있는 남극대륙의 서남극 지역은 남극 내에서 환경변화가 가장 극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인 환경변화 연구의 최적지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곳이다. 한국이 이곳에 제2기지를 건설할 경우, 서남극 지역의 기후환경 변화 연구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과학연구를 통한 국제사회 기여 및 국제공동연구 활성화로 남극조약체제 내에서 발언권을 확대할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의 기득권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KEI를 비롯하여 극지연구소, 건설기술연구원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남극대륙기지 건설후보지조사단’은 우리나라가 남극대륙기지의 건설에 중요한 절차인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해 차질 없는 남극대륙기지 건설을 추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KEI는 후보지 현지조사를 통하여 남극조약당사국 회의에 최종적으로 제출하기 위한 ‘포괄적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평가는 사실 남극조약에 따른 국제적 협약 때문인데, 포괄적 환경영향평가(CEE, Comprehensive Environmental Evaluation)란 극지방이라는 지형적, 환경적 특수성을 고려한 환경영향평가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남극활동및환경보호에관한법률’을 제정해 남극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경중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CEE는 올해 연말에 국내에서 심사를 받은 후 내년에 국제적인 승인을 얻게 되면 남극기지 건설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번 KEI의 조사 결과가 남극기지 건설의 중요한 변수이다.


열악한 환경과의 사투


map.jpg 남극은 혹한과 강풍, 그리고 예상할 수 없는 날씨로 항상 위험이 도사린 곳이다. 이러한 극한적인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숙소인 러시아 ‘루스카야’기지는 생각보다 열악했다. 러시아가 세운 이 기지는 이미 폐쇄되어 현재는 무인 관측기지로 운영한 곳인데 이곳을 임시 숙소로 쓰다 보니, 난방도, 전기도 없었고 또 창문도 없는데다 습기찬 곳으로 별다른 침구도 없어 슬리핑 백안에서 자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테라노바 베이에는 숙소가 없고 아라온 호도 가까이 정박할 수 없기 때문에 헬기로 출퇴근해야 해야만 했다,

아침에는 일어나면 물 티슈로 얼굴을 닦는 것으로 세수를 대신했고 준비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남극대륙에서는 쓰레기가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일반적인 음식을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나마 햇반이 있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1주일간 간이화장실에서 용변을 봐야 하는 것도 괴로웠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그곳의 열악한 상황이 마치 기자의 눈앞에 있는 듯 펼쳐진다.

다행히도 그다지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번은 조사하러 나갔다가 기상이 갑자기 나빠져 조사를 중단하고 철수해야만 했는데, 연구원 모두 로프에 줄을 매고 돌아왔던 아찔한 기억이 있는데 당시 무전기도 가지고 가지 않아 더욱 초조한 상황이었다고 전한다. 이곳은 1년에 270일 태풍급의 바람이 부는 곳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친환경 기지를 건설하자


문난경~1.JPG 본부장 김지영박사는 이번 탐사에 대해 전체적으로 충실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날씨가 대체적으로 좋아 목적한 연구와 평가를 잘 해냈기 때문이다.

사실 극한적인 기후를 가진 남극에서 언제 어떻게 날씨가 바뀔지 모르는 곳이라 염려했지만 다행히 큰 무리없이 일을 진행했으며 별다른 사고도 없었다는 것,

현재 영국, 독일 등 국가별로 특색 있게 남극기지를 설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화석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최대화하는 하는 ‘친환경 고효율’ 기지건설을 지향하고 있다.  즉 화석에너지의 비율을 최대한 줄이고 풍력에너지 등을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기지를 운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친환경기지 건설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다. 이번 조사단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포괄적 환경영향 평가가 국내와 국제적 승인을 받아야 시작할 수 있는데다 기지가 건설된다 해도 지속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관련 과학자들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극지 연구는 오랜 연구가 필요하다. 선진국들은 이미 1950년 대부터 기지를 지어놓고 수십 년씩 기상이나 기후를 관측했으며 이렇게 해서 쌓인 데이터만 해도 엄청나지만 한국은 이제 겨우 걸음마 수준이다. 뒤늦게 뛰어들었으므로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남보다 몇 십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남극은 인류가 마지막까지 보존해야 하는 곳

KEI 연구원들과 대화를 계속 이어가다 보니 남극기지를 세우는 일이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왜냐하면 남극이라는 곳은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유일한 대륙으로 인류가 마지막까지 보존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극은 어느 한 국가가 소유하는 곳도 아니며 세계의 모든 국가가 상호 보존의 책임을 같이 져야 하는 곳이다.

“남극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생물들입니다.”

이영준 책임연구원은 남극의 주인은 그곳에 사는 자연생물들이며 따라서 기지 건설에도 펭귄들의 서식지를 살피고 그곳을 피해서 가장 환경영향을 적게 주는 곳으로 기지를 건설해야 하고 또한 환경영향 평가보고서를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음을 설명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남극은 사실 한번 파괴되면 거의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남극은 극단적인 기후와 환경조건을 가진 곳으로 이곳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든지, 건물이나 시설물을 맘대로 지어 토착환경이 파괴된다며 그에 대한 자연적 복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환경문제가 나오자 연구원들 모두 할말이 많은 듯 모두들 한마디씩 이야기를 내놓는다. 이들과의 대화에서 환경관련연구원 답게 모두들 환경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라온호가 출항하고 언론에 남극기지 탐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남극기지 건설이 바로 코앞에 다가온 것으로 느껴졌는데, 실상은 이런저런 조사와 평가 그리고 승인의 복잡하고 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조금 성급한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남극기지를 빨리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철저한 조사와 계획을 통해 보다 완벽한 남극기지를 세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환경을 사랑하는 KEI 연구원들이 있기에 분명 한국의 남극기지가 성공적으로 탄생되리라 믿으며, 한국의 남극기지가 충실한 환경조사에 기반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친환경적인 남극기지로 건설되기를 다시 한번 희망해본다.[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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