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니든 한인회는 지난 2월 28일(일) 2010년 정기총회를 열고 현 회장인 김의자 회장을 2년 임기의 제 8대 한인회장으로 다시 선임했다. 2005년 12월에 제 6대부터 회장을 맡기 시작한 김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이제는 젊은 인재가 나와주어야 한다면서 극구 회장직을 고사했으나 교민들의 ‘한번만 더 맡아 달라’는 끈질긴 요청을 끝내 뿌리치지 못하고 회장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이민을 떠나와 더니든은 물론 뉴질랜드의 한국교민 이민 역사에서 산 증인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김 회장.
코리아리뷰에서는 현재 뉴질랜드 유일의 한인여성회장인 김의자 교민을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인터뷰했다.
좀 더 젊은 인재가 맡았으면…
“젊고 참신한 새 회장이 나오길 진심으로 바랬는데 모두들 생업에 바쁘다 보니 할 수 없이 제가 또 재선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왕 맡기로 한만큼 2년 동안 또 열심히 봉사할 계획입니다.”
3대째 한인회장을 연임하게 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요청에 김 회장은 이같이 차분히 대답했다.
전화를 통해 전해진 김 회장의 목소리에는, 두번이나 회장을 역임했던 만큼 이번에는 꼭 짐을 내려 놓으려고 작정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됐다는 아쉬움과 함께, 그래도 교민들이 원해서 뽑힌 만큼 임기동안 열심히 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무감도 서려 있는 듯 하다.
더니든 한인사회의 산 증인
더니든의 한국 교민 수는 대략 100여 가구 정도로 추정되며 오타고 대학에 재학하는 한국계 학생 300여명을 포함해 약 700명 정도 로 김 회장은 파악하고 있다.
중국계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한국 교민도 이곳 이민자 사회에서는 상당히 큰 구성비를 보이고 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더니든 교민사회도 뉴질랜드 내 다른 지역 교민사회와 별 다를 바 없지만 한 가지 특징은 자신이 회장이다 보니 그런지 몰라도 감사와 부회장을 제외한 전체 임원이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총회 당일 저녁 6시부터 세인트킬다 비치 인근에 자리 잡은 허리케인 홀에서 개최된 이번 총회에는 더니든 전체 교민 가정 중 1/3 정도인 40여명의 교민이 모여 한인회장과 감사를 선출했다. 또한 각 가정에서 한 그릇씩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며 담소하는 즐거운 시간이 이어져 한 참석자는 한인회 총회라기보다는 교민잔치 같은 모습이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실 더니든의 한국 교민 사회 역사는 김의자 회장과 부군인 박홍식 전 회장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부부는 녹용 사업 차 지난 1984년 처음 더니든으로 온 가족이 이민을 왔고 지금까지 내쳐 살고 있는데, 하나씩인 딸과 아들은 모두 장성해 각각 런던과 오클랜드로 떠났지만 이들 부부는 아직까지 남아 더니든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처음에 더니든에 도착해보니 지금은 오클랜드에서 살고 있는 남창균 씨 가족과 저희 집, 이렇게 달랑 두 집뿐이라 한마디로 너무 조용했고, 이후 이민자들이 몰리기 시작한 1995년경부터는 이곳에도 한 두 가정씩 정착이 시작됐지요.”
더니든 한인회가 결성될 무렵인 1994년에는 정착한 가정이 10여 가정에 달하게 됐으며 이후 더니든에는 오타고 대학에 입학하는 뉴질랜드 타 지역 출신의 한국 유학생들도 대거 유입됐고, 또한 한국에서도 조기유학생 자녀를 동반한 유학생 가정과 교민들의 정착도 차츰 더 늘어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군인 박홍식 교민이 초대 한인회장을 맡은 후 내리 3대를 역임하였고 이후 김계성 교민과 방성민 교민이 4대와 5대 회장직을 맡았고, 2005년 12월부터는 현재의 김의자 회장이 선임되면서 또 다시 한인회장이라는 봉사의 짐이 이들 부부의 가정에 떨어진 셈이 됐다.
현지사회와 밀접한 유대
더니든 한인회는 매년 2월경 열리는 현지의 페스티벌인 ‘Thives Alleys Market Day’에 참가해 한국음식과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 왔고 교민들의 위상을 세우는 데 노력해 왔는데, 특히 현지의 한국전 참전용사회(KVA)와는 한인회 창설 초기부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이들을 지원해 왔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오타고 지역의 한국전 참전용사회에서는 2008년에는 김 회장에게 명예회원증을 수여하면서 그 간의 공로를 치하하기도 했는데, 이 과정을 김 회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실 더니든 한인회가 구성되고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이 참전용사와의 만남이었으며 그 이후 지금까지 매년 두 차례씩 우리의 음식, 문화를 소개하고 발전상을 홍보했는데, 제가 지난 번 그 분들로부터 받게 된 명예회원증은 그 동안 한인회의 이런 활동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더니든 밖에서도 활발한 활동
김 회장은 현재 대양주 한인회 총연합회의 부회장도 맡아 총련 정관 수정에 일조하면서 총련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한국정부에 건의하려고 나름대로 준비 중에 있다.
이런 가운데 작년 1월에는 오클랜드를 제외한 뉴질랜드 내 타 지역 한인회장 7명의 연대 서명을 받아, 오클랜드 한인회가 당시까지 사용하던 ‘재 뉴질랜드 한인회’ 라는 명칭을 바꿔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직접 작성해 보내기도 했다.
결국 오클랜드 한인회는 당시 유시청 회장이 다른 지역 교민들의 이 같은 여론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명칭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작년에 정기총회를 거쳐 이를 변경해 김 회장은 뉴질랜드 내에서 한인단체 간 오랜 숙제였던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또한 김 회장은 2006년 서울 청담동의 ‘우리들 병원’과 교민들의 진료에 대한 할인을 협조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한국에서 열린 세계 한인회장 대회에 참석했을 당시 국내 병원들과 협의해 뉴질랜드 거주교민들이 할인된 의료비로 치료나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 이에 따라 현재 우리들 병원을 포함해 서울의 경희대 병원과 한방병원, 치과병원, 그리고 서울시립병원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현재는 오클랜드 한인회와 협약을 체결한 아산병원과 중대병원, 한양대 병원 등에서도 원무과를 통해 NZ 거주사실을 확인 받으면 건강보험수가로 치료비를 적용 받을 수 있게 됐으며 또한 종합검진 역시 병원에 따라 10% 내지 20%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교민들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김 회장은 지난 2월 13일 더니든의 옥타곤 광장에서 개최된 페스티벌에 참가해 얻어진 수익금을, 현재 오클랜드에서 설립이 추진 중인 코리안 가든의 기부금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져, 더니든만이 아닌 뉴질랜드 전 교민이 함께 하는 교민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현지인들과 우호증진에 더욱 노력
김 회장은 지역 교민들 간의 우호 증진과 함께 현지인들과의 관계 증진은 항상 중요한 일인만큼 올해도 더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매년 있는 행사도 역시 차질 없이 잘 진행하겠다고 한인회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더니든 한인회의 특징은 다른 지역 한인회와 달리 여성회원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매년 몇 차례에 걸쳐 임원들이 나서서 교민 가정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인근 중국 농장으로부터 배추 등 먹거리를 공동 구매해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행사 때마다 여성 교민들이 앞장서 일을 치뤄내고 있는 것은 바로 더니든의 안방마님 김의자 한인회장이 있기 떄문일 것이다.
‘향수’와 ‘그리운 금강산’을 즐겨 부르고 등산과 장구, 골프를 좋아한다는 김 회장은 이번 3월 20일 이곳 사범대학에서 열리는 인터내셔널 컬쳐 나이트에도 참가해 직접 장구채를 잡을 예정이다.
김 회장은 그 동안 남을 하나 도우면 내게 배로 복이 돌아 온다는 생각으로 사회생활을 해오다 보니 현재의 내가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하였으니 무엇을 하던 최선을 다하면 언제고 이룰 수 있다고 믿고, 또 누군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시기를 바란다’ 고 교민들에게 덕담을 전했다.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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