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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의 위기를 배움의 기회로”

조회 수 2073 추천 수 0 2011.07.29 13:02:02


지진 이후 일자리를 잃은 상당수의 교민들이 현재의 ‘실업 위기’를 오히려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적극 이용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영어도 배우고 수당도 받고 일석이조

올해로 이민 10년차인 교민 K씨는 요즘 학교 다니는 재미에 한창이다. 


 “나이 들어 영어를 배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A교민은 뉴질랜드에 이민 온지 10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시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다가 지난 2월 지진으로 영업장을 잃은 뒤부터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이민 오자마자 먹고 살기에 바빠서 영어를 쓰는 나라에 살면서도 영어 한번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다는 A 교민은 말도 잘 안 통하는데 여러 가지 절차를 요구하는 부담스러운 실업 수당을 받느니, 이 기회에 영어도 배우고 학생 수당도 받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진 직후에는 금방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에 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A교민은 또한 처음 학교를 입학할 당시 지진으로 직장을 잃고 학교를 다녀야 하는 현실이 괴로웠지만 막상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해보니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고 놀라와했다. 


“아직도 기초 수준이지만, 영어를 배워보니 뉴질랜드가 남의 나라가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곳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왜 진작 이렇게 공부를 안했는 지 후회가 될 정도입니다.”


현재 중년의 나이에 학교를 다니게 된 B 교민은 요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장사할 때는 손짓 발짓하면서, 키위 손님을 상대했는데, 막상 영어를 배워보니, 그때는 어떻게 장사했는지 제가 다 놀랄 정도입니다”


B 교민은 지진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일을 쉬게 되기는 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열심히 영어를 공부해, 다시 사업을 할 때는 손님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얘기해 줄 것이라며 각오를 다짐했다.


현재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에서 이민자를 위한 영어 코스가 개설된 학교는 CPIT를 비롯해, 해글리 커뮤니티 스쿨, 파파누이 고등학교, 아라누이 고등학교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학교들은 지진 이후 영어를 배우려고 등록하는 한국 교민들의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 과정에도 관심

영어뿐만이 아니라 지진 이후 다양한 방면에서 교민들의 재교육 열기가 뜨거워 지고 있는데, 특히 여성들에게는 유아 교육이나 간호 과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다른 업종에 비해 외국 출신 이민자에게도 구직의 기회가 열려 있는 편이며, 전문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된 급여와 타 도시나 다른 영어권 국가로 이주를 하더라도 새롭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시내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던 교민 C씨는 올해 초부터 유아교육 공부를 시작했다. 


“이민 후 취직은 어렵지 않았지만, 일자리마다 최저임금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서 항상 이 나라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자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진으로 인해 쉬는 동안에 마음을 먹고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된 C씨 외에도 많은 여성들이 유아 교육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실제 유치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D 교민은 현재 크라이스트처치는 지진 이후에 일부 유치원들이 문을 닫아 교사 일자리들이 줄기는 했지만, 점차적으로 다시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겉보기에는 애들이랑 놀아주는 것이 전부인 것 같지만, 매일 학습 준비와 각 아이들에 대한 레포트 작성 등, 방과 후 업무도 만만치 않아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충분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간호과정을 위해 CPIT에서 기초 보건학 (Pre-health)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교민 E씨도 전문과정은 쉽지 않다는 점에 동의를 하면서 어려운 만큼 댓가도 크다고 말한다. 


 “용어도 생소하고, 과정도 어려운데, 키위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어렵기 때문에 나중에 더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호과정은 교민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CPIT의 올 7월 학기에 입학을 하려면 대기자 명단에 먼저 등록해야 할 정도다. 또한 이민자의 경우, 간호 본과정에 들어갈 때 IELTS 7.0성적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영어 수준을 갖고 있어야 학업이 가능하다.
 한편 남성들의 경우는 지진 이후 전기, 배관, 목공, 페인팅 등의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교민 F씨는 최근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이제 와서 그걸 공부해봐야 늦은 것이 아니냐는 사람도 있지만, 항상 늦은 것 같아도 나중에 보면 ‘그때라도 시작할 것을…’하고 후회한 적이 많습니다.”


교민 F씨는 특히 크라이스트처치의 지금의 상황은 장기적인 재건 사업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공부를 마친 뒤에도 취업이나 비즈니스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료 교육과정도 있어

이 외에도 무료 교육의 기회도 있는데, 영주권자의 경우 워크앤인컴(WINZ)에 실업자로서 구직 등록을 하면, 중장비 조작이나, 대형 버스 운전 같은 기술 교육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하면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이 나라에서 인정을 해 주는 자격증을 취득할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소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스몰비지니스센터 등에 등록하면 개인 비즈니스 창업 안내 및 지원을 받을 수도 있어 향후 자신의 사업을 창업하거나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꾸려는 이들에게는 좋은 기회이다.


이처럼 지진으로 인해 기존의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사람들이 실의에만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배움의 기회로 적극 이용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엿보게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교육을 통해 영어와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이들이 향후 크라이스트처치  교민사회 및 지역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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