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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샐리의 NZ 들여다보기 조회 수 2557 추천 수 0 2009.12.24 00:23:13
1261286056.jpg 모든 사람들에게는 꿈들이 있습니다. 병든 사람은 다시 건강해지는 꿈, 가난한 사람은 부자가 되겠다는 꿈, 아이들은 빨리 자라서 어른이 되겠다는 꿈 등, 개개인의 연령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꿈은 정말 천차만별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많은 뉴질랜드인들의 꿈에서는 한가지 공통된 점을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니라 아예 이민을 가고 싶어한다는 사실입니다.


참 이상도 하지요? 키위들의 꿈 중 하나가 뉴질랜드를 떠나는 것이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앞으로는 키위들을 날지 못하는 텃새 ‘키위’라고 부르지 말고 아예 떠돌아 다니는 방랑자 ‘갈매기’라고 불러야 되겠습니다.

제가 봤을 땐 이 키위들, 아니 갈매기들의 꿈이 참 이해가 안 됩니다. 이렇게 살기 좋은 조국을 두고 떠나려 한다니……. 매년 많은 사람들은 뉴질랜드를 살기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며 먼 곳에서 이곳으로 이민을 오는데 말이죠.

하긴 전 이곳에서 그들보다는 훨씬 짧은 시간을 살아 보았고 사회생활도 하지 않아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뉴질랜드는 오랫동안 살면 살수록 지루한 땅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생각이 간혹 드시곤 하지 않나요?

흠~ 그런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과연 어느 땅이라고 안 그럴까요? 그러니 차라리, 그래도 조국에서 산다면 가족이랑 친구라도 있으니까 좀 나을 것 같은데, 게다가 뉴질랜드가 그렇게 살기 나쁜 나라도 아니고 말입니다. 도대체 왜 키위들은 그토록 뉴질랜드를 떠나고 싶어하는 걸까요?
영어 속담 중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The grass looks greener on the other side” (옆 마당의 잔디가 더 파랗게 보인다).

지금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제 친구들이 언젠간 이곳을 떠나겠다고 해대는 이유는 그 속담의 뜻과 비슷하지요. 실제로 제 주변 친구 중에서도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으로 떠나는 아이들이 여럿 있습니다. 갑자기 우리나라 속담에도 “남의 떡이 더 크게 보인다”는 비슷한 게 생각나네요.

“다른 나라에서는 버는 돈이 많아서”, “다른 나라에는 직장 구하기도 더 쉬울 테니까”, 혹은 “다른 나라는 물가가 싸니까” 등등, 그 아이들 눈에는 다른 나라의 잔디가 더 파랗게만 보이나 봅니다. 제 눈에는 뉴질랜드의 잔디도 이주 파랗게 보이건만.

그 애들이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도 그 이유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쉽게 갈 수 있는 옆 나라 호주를 비롯해 일본, 미국, 프랑스, 칠레 등등 정말 안가고 싶은 곳이 없습니다. 물론 뉴질랜드는 빼고요.

예전에 신문과 방송에서 한창 일할 젊은 키위들이 뉴질랜드를 떠나서 큰일이라고 하는 기사가 얼마나 심각한 기사였는지를 고등학교 졸업 무렵인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이 나라 정부에서 나서서 뉴질랜드 내에서 일을 하면 학생대출금에서 이자를 깎아준다고 까지 했을까요? 정말 걱정되는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더욱더 이 키위들의 뉴질랜드에서의 탈출을 도와주고 있는 것은 키위 청소년들의 강한 독립심과 가족부양을 중요시하지 않는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그렇게 쉽게 쉽게 조국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겠지요.

독립심이 강한 것이 아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더 꼼꼼히 생각해보면 단점들도 꽤 있습니다. 사람은 혼자만 살아갈 수 있는 동물이 아닙니다. 사람에게는 항상 가정이 필요하고 또 혼자 살더라도 언젠가는 가정이 필요하게 되지 않습니까?

지금은 훌훌 떨치고 떠날 수 있지만, 언젠가는 갈매기들도 뉴질랜드가 그리워질 것입니다. 키위들이 방랑자 ‘갈매기’들로 변해 떠나고 있는 외로운 섬나라 뉴질랜드, 저는 이 뉴질랜드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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