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넷질랜드에 연재된 글 및 칼럼을 모아 놓은 곳입니다.
글 수 541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이 질문을 키위 남자에게 한다면 대답은 열이면 열, ‘럭비’ 또는 ‘터치(럭비)’일 겁니다.
뉴질랜드는 스포츠 천국이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은 럭비! 럭비! 럭비입니다. 얼마나 럭비에 열광하는가는 항상 럭비로 시작해 럭비로 끝나는 스포츠 뉴스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럭비 선수가 어디를 부상 당해서 출전 못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선수는 어디 출신이며, 또 어느 코치는 연봉이 얼마이며 경력은 어디서 몇 년 어디서 몇 년이고 그가 자주 써먹는 전략은…, 등등등 정말 도무지 끝이 나질 않습니다.
당연히 이 곳에서는 럭비의 종류도 다양하고 학교마다 럭비 골대가 설치되어 있지요. 전 처음 뉴질랜드에 왔을 때 그것들을 보고 어리둥절했습니다(혹시 미식 축구…?).
저는 이곳에 오기 전에는 솔직히 넷볼이나 럭비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럭비 경기를 처음 보고는 기겁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아주, 아주 머리가 단단한(?) 애들만 해야 되는, 정말 피 터지는 스포츠 같았거든요.
고구마 모양 공을 잡아 걸음아 날 살려라 뛰는 중에 옆에서는 상대편 수비수가 따라 붙고, 그 놈이 뒤에서 다리를 잡아 땅바닥에 때려 눕힐라치면 뒤에서는 딴 놈들이 몰려와 열심히, 아주 열심히 깔아 뭉개고 누르고 짓이기고…, 어휴.
‘세상에~’ 축구나 농구에 비해 정말 위험한 스포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매일처럼 보통 럭비 선수들 보다 체중도 더 많이 나가는 서너 명의 수비수 밑에 깔려 공을 안고 있는 공격수는 생명보험은 꼭 들어놓아야 할 것입니다.
럭비 천국 뉴질랜드에서 매년 열리는 ‘슈퍼13’은 제일 큰 스포츠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클랜드의 블루스, 웰링턴의 허리케인스, 오타고의 하일랜더스 등은 그 지역 특유 지형들이나 상징물을 나타내는 지역 팀들 이름이지요.
이곳 캔터베리에는 크루세이더스가 있고 이 팀은 잘 아시다시피 ‘슈퍼 13’에서 거의 매년마다 우승하는 강팀입니다. 금년에도 아주 잘하고 있더군요. 게다가 이 팀에는 국가대표팀인 올 블랙스의 주장 리치 맥코우와 함께 아주 잘나가는(그리고 아주 핸썸한) 대니얼 카터가 있어 인기가 ‘짱’인 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나…’ 그런 꿈 속의 팀인 크루세이더스가 우리 학교에 온다는 게 아닙니까?
학교에 난리가 난 건 당근(?)이지요. 정말 전교생이 모두 정신이 다 나가 버린 것 같더군요.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크루세이더스, 크루세이더스’ 온통 왁자지껄하던 난장판은 1교시, 2교시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3 교시. 점심시간 종이 치자 마치 목마른 코끼리 떼가 저 멀리 번쩍이는 오아시스를 보고 질주하듯이 학교 전체가 쿵쾅쿵쾅 거렸습니다.
저 역시 여러 번 고비를 넘긴 끝에 겨우겨우 운동장에 도달해보니 벌써 버스가 도착해 선수들이 내리고 있더군요. 웃겼던 건 다른 선수들이 버스에서 나올 때도 귀가 따갑게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던 학생들이었지만, 거의 마지막에 대니얼 카터가 보였을 땐 정말 고막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여자 애들은 ‘우리에게 니 팬티 좀 보여쥐!’ 악을 쓰더군요(그는 ‘조키’라는 속옷 브랜드 모델이랍니다).
물론 전 여자 애들이 생 난리를 쳐대는 그곳까지 다가갈 엄두조차도 안 나더군요. 왜냐면 압사 당할 확률이 99%는 될 거 같았기에.
게다가 아쉽게도 다음 시간은 아주 무서운 영어시간이었거든요(영어가 무서운 게 아니라 영어 선생님이요). 역시 제 생각대로 그 수업 시간에는 저 포함해 달랑 4명 밖에 없었습니다.
또 제 예상대로 선생님은 굉장히 화가 나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보다 럭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얼마나 나쁜 지부터 시작해, 이번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 수업인데…. 돌아오면 당연히 다 벙킹(땡땡이) 쳤다고 옐로카드 준다는 등, 학교 탓 미디어 탓 심지어 대니얼 카터 탓까지 하면서 수업시간 내내 공부는 안하고 투덜투덜 했습니다. (으~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차라리 럭비 보러 갈 걸!)
그런데 정말 저를 배 아프게 만든 사실은, 학교측에서 크루세이더스가 찾아왔던 그 시간 땡땡이 친 학생들을 몽땅 면죄해주었다는 겁니다.
그 소식을 들은 영어 선생님은 화가 더 나 계속 투덜투덜…. ‘니 녀석들은 정말 옐로카드로도 모자란다’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영어 선생님이 투덜거리는 건 그가 크루세이더스의 라이벌인 ‘오클랜드’ 출신이라면서, 한 쪽에서 쑥덕쑥덕, 킬킬거렸으니 그 선생님은 저보다 더 배가 아팠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선생님 말대로 뉴질랜드 학교에서는 스포츠를 너무 중요시 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측도 학업성적이 좋은 애들보다도 스포츠 실력이 좋은 애들을 우대해 주거든요.
어느 날 한 키위가 저에게 어느 학교를 다니느냐고 물었습니다.
샐리: 나 ㅇㅇ 하이스쿨 다녀.
키위: 아~ 그 하이스쿨. 그 하이스쿨 정말 별로던데….
샐리: 왜?
키위: 너네 하이스쿨 스포츠 팀들은 정말 다 그렇고 그렇잖아. 정말 별볼일 없지 안 그래?
샐리: 하지만 스포츠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자나!
키위: 아니! 절대 그렇지 않아. 스포츠야 말로 우리들 인생의 전부인걸!
아무쪼록 ‘스포츠도 좋고 럭비도 좋지만 한 가지만 너무 하는 건 좋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키위들, 특히 남자들에게는 일 다음으론 럭비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니 여러분도 요번 주말에는 친구들이랑 럭비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경고: 그 대신 다치면 전 책임 못 집니다).
뉴질랜드는 스포츠 천국이지만 그 중에서도 으뜸은 럭비! 럭비! 럭비입니다. 얼마나 럭비에 열광하는가는 항상 럭비로 시작해 럭비로 끝나는 스포츠 뉴스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느 럭비 선수가 어디를 부상 당해서 출전 못하고 새롭게 떠오르는 선수는 어디 출신이며, 또 어느 코치는 연봉이 얼마이며 경력은 어디서 몇 년 어디서 몇 년이고 그가 자주 써먹는 전략은…, 등등등 정말 도무지 끝이 나질 않습니다.
당연히 이 곳에서는 럭비의 종류도 다양하고 학교마다 럭비 골대가 설치되어 있지요. 전 처음 뉴질랜드에 왔을 때 그것들을 보고 어리둥절했습니다(혹시 미식 축구…?).
저는 이곳에 오기 전에는 솔직히 넷볼이나 럭비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럭비 경기를 처음 보고는 기겁을 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아주, 아주 머리가 단단한(?) 애들만 해야 되는, 정말 피 터지는 스포츠 같았거든요.
고구마 모양 공을 잡아 걸음아 날 살려라 뛰는 중에 옆에서는 상대편 수비수가 따라 붙고, 그 놈이 뒤에서 다리를 잡아 땅바닥에 때려 눕힐라치면 뒤에서는 딴 놈들이 몰려와 열심히, 아주 열심히 깔아 뭉개고 누르고 짓이기고…, 어휴.
‘세상에~’ 축구나 농구에 비해 정말 위험한 스포츠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매일처럼 보통 럭비 선수들 보다 체중도 더 많이 나가는 서너 명의 수비수 밑에 깔려 공을 안고 있는 공격수는 생명보험은 꼭 들어놓아야 할 것입니다.
럭비 천국 뉴질랜드에서 매년 열리는 ‘슈퍼13’은 제일 큰 스포츠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클랜드의 블루스, 웰링턴의 허리케인스, 오타고의 하일랜더스 등은 그 지역 특유 지형들이나 상징물을 나타내는 지역 팀들 이름이지요.
이곳 캔터베리에는 크루세이더스가 있고 이 팀은 잘 아시다시피 ‘슈퍼 13’에서 거의 매년마다 우승하는 강팀입니다. 금년에도 아주 잘하고 있더군요. 게다가 이 팀에는 국가대표팀인 올 블랙스의 주장 리치 맥코우와 함께 아주 잘나가는(그리고 아주 핸썸한) 대니얼 카터가 있어 인기가 ‘짱’인 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세상에나…’ 그런 꿈 속의 팀인 크루세이더스가 우리 학교에 온다는 게 아닙니까?
학교에 난리가 난 건 당근(?)이지요. 정말 전교생이 모두 정신이 다 나가 버린 것 같더군요.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크루세이더스, 크루세이더스’ 온통 왁자지껄하던 난장판은 1교시, 2교시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3 교시. 점심시간 종이 치자 마치 목마른 코끼리 떼가 저 멀리 번쩍이는 오아시스를 보고 질주하듯이 학교 전체가 쿵쾅쿵쾅 거렸습니다.
저 역시 여러 번 고비를 넘긴 끝에 겨우겨우 운동장에 도달해보니 벌써 버스가 도착해 선수들이 내리고 있더군요. 웃겼던 건 다른 선수들이 버스에서 나올 때도 귀가 따갑게 환호성을 질러대고 있던 학생들이었지만, 거의 마지막에 대니얼 카터가 보였을 땐 정말 고막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여자 애들은 ‘우리에게 니 팬티 좀 보여쥐!’ 악을 쓰더군요(그는 ‘조키’라는 속옷 브랜드 모델이랍니다).
물론 전 여자 애들이 생 난리를 쳐대는 그곳까지 다가갈 엄두조차도 안 나더군요. 왜냐면 압사 당할 확률이 99%는 될 거 같았기에.
게다가 아쉽게도 다음 시간은 아주 무서운 영어시간이었거든요(영어가 무서운 게 아니라 영어 선생님이요). 역시 제 생각대로 그 수업 시간에는 저 포함해 달랑 4명 밖에 없었습니다.
또 제 예상대로 선생님은 굉장히 화가 나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보다 럭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얼마나 나쁜 지부터 시작해, 이번 수업이 얼마나 중요한 수업인데…. 돌아오면 당연히 다 벙킹(땡땡이) 쳤다고 옐로카드 준다는 등, 학교 탓 미디어 탓 심지어 대니얼 카터 탓까지 하면서 수업시간 내내 공부는 안하고 투덜투덜 했습니다. (으~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차라리 럭비 보러 갈 걸!)
그런데 정말 저를 배 아프게 만든 사실은, 학교측에서 크루세이더스가 찾아왔던 그 시간 땡땡이 친 학생들을 몽땅 면죄해주었다는 겁니다.
그 소식을 들은 영어 선생님은 화가 더 나 계속 투덜투덜…. ‘니 녀석들은 정말 옐로카드로도 모자란다’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영어 선생님이 투덜거리는 건 그가 크루세이더스의 라이벌인 ‘오클랜드’ 출신이라면서, 한 쪽에서 쑥덕쑥덕, 킬킬거렸으니 그 선생님은 저보다 더 배가 아팠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선생님 말대로 뉴질랜드 학교에서는 스포츠를 너무 중요시 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측도 학업성적이 좋은 애들보다도 스포츠 실력이 좋은 애들을 우대해 주거든요.
어느 날 한 키위가 저에게 어느 학교를 다니느냐고 물었습니다.
샐리: 나 ㅇㅇ 하이스쿨 다녀.
키위: 아~ 그 하이스쿨. 그 하이스쿨 정말 별로던데….
샐리: 왜?
키위: 너네 하이스쿨 스포츠 팀들은 정말 다 그렇고 그렇잖아. 정말 별볼일 없지 안 그래?
샐리: 하지만 스포츠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자나!
키위: 아니! 절대 그렇지 않아. 스포츠야 말로 우리들 인생의 전부인걸!
아무쪼록 ‘스포츠도 좋고 럭비도 좋지만 한 가지만 너무 하는 건 좋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키위들, 특히 남자들에게는 일 다음으론 럭비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으니 여러분도 요번 주말에는 친구들이랑 럭비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경고: 그 대신 다치면 전 책임 못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