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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질랜드 - 뉴질랜드 정보 포털

 

   코리아리뷰에서는 지난 해 이어 올해에도 새해를 맞아 뉴질랜드 각계 각층에 진출해 활약 중인 젊은 한국인들을 소개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주인공들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뉴질랜드라는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여 이를 극복하고 당당히 자리를 잡은 젊은 이민세대들이다. 이들의 애환과 도전과정을 통해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그려본다. [KR]

 

“난 할 수 있다”

 

유지희.JPG유 교민을 처음 봤을 때 다소 여린 듯한 모습에 성격도 내성적이고 수줍음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선입견은 두 차례 인터뷰를 거치는 동안에 여지 없이 깨졌다.


그녀는 2007년 10월부터 현재까지 2년 조금 넘게 크라이스트처치의 광고전문회사인 ‘Sabre Signs’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설립 17년 째인 이 회사는 각종 간판 및 알림판, 이벤트 행사용 배너 등 홍보와 관계된 일을 수주해 디자인 및 인쇄를 거쳐 제작한 후 하청을 통해 설치해주는 회사이다.


회사는 사장을 포함 6명으로 작년 불황기를 거치면서 조금 인원이 줄었지만 상당히 경쟁력 있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저희가 하는 일은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오는 2월에 모나베일에서 한 극단이 ‘한여름 밤의 꿈’ 연극을 공연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각종 배너와 안내판 등을 제작해주고 또 일전에는 이곳 메리안 칼리지의 4개 기숙사별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일종의 깃발을 제가 직접 디자인한 적도 있습니다. 아마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홈쇼나 마라톤 같은 이벤트가 열린다면 그곳에 쓰이는 배너나 안내판 등은 대부분 저희가 만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트레이드미의 부동산에도 저희가 연결돼 있습니다.”


그녀가 하는 일은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도안을 하거나 보내온 디자인을 중심으로 이를 완성해 제작팀에 넘기는 일인데 사실 본인 전공하고는 조금 다르다며 살짝 웃었다.


“전 순수미술(Fine Art)을 했거든요. 번사이드 다닐 때는 디자인을 공부했는데 대학에서 순수미술, 그 중에서도 판화를 전문으로 했고 대학원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취업을 하려니까 이 분야로는 너무 문호가 좁았습니다.”
유 교민은 2000년부터 4년 동안 미술만 공부했고 중간에 좀 쉬기도 했지만 2007년 초에 마스터 과정까지 마쳤는데 막상 취업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고 털어 놓는다.

 “이곳 저곳 한 20여 곳 이력서를 보냈고 2,3군데서는 직접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지금 직장은 처음엔 스크린 프린팅직을 지원했는데 사장님이 이력서를 보더니 디자인 일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군요. 제 이력서에 적힌 고교 때 디자인으로 장학금을 받았다는 내용과 다룰 수 있는 디자인 프로그램을 보고 그렇게 말씀한 것이더군요. 그래서 2007년 10월부터 일하게 됐습니다.”

 

유 교민은 구직시 영업직은 물론 이런 저런 직종에 대해 모두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대했다. 항상 어딘가 내가 일할 곳이 반드시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스크린 프린팅을 잘 모르면서도 ‘나는 할 수 있다”고 마음 먹고 덤벼들었다.

 

“인간관계가 중요해”

 

81년생 유교민은 1996년 4월 서울 서초고 1학년 때 부모님(유영근, 이정현)을 따라 이민, 현재 이민생활 15년째인데 2녀 중 맏이로 동생은 현재 오클랜드에서 은행에 근무하고 있다.

“제 생각에는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앞으로도 인생의 고비는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준비를 늘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렇지만 지금 회사에 들어올 때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행동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저희 사장님 부인이 중국 분이고 회사에는 이집트, 필리핀 출신도 있어 아시안이기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없습니다. 더욱이 뉴질랜드이다 보니까 야근까지 할 정도로 일도 많진 않고요. 그러나 이곳도 선거철이 되거나 하면 저희 일이 바빠지고 그러면 직원들도 예민해지니까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도 생기곤 합니다.” 
 

“저는 지금도 첫 이민 와서 저를 가르쳤던 키위 튜터나 고교 때 선생님들 하고 연락을 합니다. 인간간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 안 해도 아시겠지만 좁은 이곳은 한국보다 더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직장에 입사할 때 고교 때 디자인 담당 선생님이 써준 추천장도 무척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유 교민은 어릴 때부터 꿈도 수없이 바뀌었지만 지금까지 안 바뀐 것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거라고 잘라 말했는데 이는 한창 자라는 세대든 기성세대든 우리가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 틀림없다고 여겨진다.

 “전 지금도 여가시간에는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걸 배우는 걸 즐깁니다. 작년부턴 마림바라는 실로폰 비슷한 아프리카 악기를 배워 키위교회 신자들과 양로원 등으로 공연도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제 전공과 관련된 일 제의도 있었지만 미혼이고 아직 젊은데 나중에 어디든 갈 수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미뤘습니다. 물론 똑 같은 일이 반복되니까 싫증도 나지만 앞으로 다른 일을 할 준비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당연히 하고 있습니다.” 

들을수록 똑 부러지는 대답에 우리 젊은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꼭 집어 보여주는 유 교민. 그녀의 이메일 주소를 보니 alwayssmile4u로 시작된다.

그 주소에 담겨 있는 그녀의 바람 대로 항상 웃음 속에 삶을 개척해 가는 그녀가 되길 바라며 다음 만남을 기약해 본다. [KR]

< 마감일 아침에 도착한 편지>

 

두 차례에 걸친 대면 인터뷰를 끝내고 원고를 정리하던 중 출판 마감일 아침에 유지희 교민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인터뷰 중 자신이 한 말이 제대로 전달되었을까 하는 마음에 본인이 직접 쓴  편지였다. 편지의 내용을 그대로 전하는 것이 보다 그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곳에 편지의 원문을 싣는다.

 

제가 좀 두서없이 이야기한 듯 해서 참조할 수 있는 내용이 있을까 좀 적어봅니다.

1996년 고 1 나이로 이 곳 크라이스트처치에 가족들과 함께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온 것이 아니어서 영어로 학과공부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하나 둘씩 제게 조금 버겁게 느껴지던 과정들을 통과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는 것을 배워 나갔습니다.

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어머니께서 제가 예전에 학교가 철창 없는 감옥이라고 표현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처음에 와서 어려움을 겪듯 저도 그렇게 답답하고 힘든 적이 여러 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키위들 속에 들어가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는 것을 흥미가 있었고 무엇보다도 제게 어떤 기회가 주어지면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썼습니다. 영어는 부족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은 관계라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어려운 순간마다 끊임 없이 나를 도와주신 좋은 인연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어렸을 적에 저를 집중하게 만들었던 미술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Y13 때 디자인과 판화를 공부해서 캔터베리 미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지만 막상 하고 싶은 것을 공부하는 데도 어려움은 있었습니다.

대학교 초창기 시절에는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라 전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한 자리에서 인내했던 것이 학교공부를 잘 마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점점 내가 공부하던 것에도 이해가 깊어지고 더 많은 기회들도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Award에 출품도 하고 신인미술 작가전에도 초청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졸업 후 전업작가가 아닌 취업의 길로 들어섰을 때 제가 갈 수 있는 길은 좁고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 미대교수님께서 자신이 처음 졸업 후 백화점 직원에서부터 교수까지 가게 된 이야기를 하시면서 격려해 주셨고,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거나 내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계속 문을 두드려 보았습니다.

 

CV나 Cover Letter를 몇 번 보냈는데 되지 않았을 때는 조금 낙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운전을 하며 가는데 보이는 많은 빌딩과 간판들을 보면서 ‘이곳들 중 내가 일할 곳이 한 개도 없겠어?’ 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서 이곳에, 그리고 다른 곳에 이민1세로 나가 계신 교포 분들을 생각했습니다.

내가 부족한 점들이 많이 있다고 해도 우리를 이곳에 와서 교육받을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이곳에서 일

할 수 있는 자격과 조건들이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은 영어가 부족하고 다른 것들이 부족해도 자존심 같은 것에 매이지 않고 열심히 부딪쳐서 여러 성공사례들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두려움과 자존심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전하지 못하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감 없고 더 소극적인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이 나라에서 구인을 할 때 필요한 조건에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자세는 거의 빠지지 않는 조건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인터뷰를 갔을 때도 제가 지원했던 자리를 사장님은 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할 수 있다고 우겼습니다. 결국에는 그 때 건네드린 CV를 통해 그 자리가 아닌 더 나에게 잘 맞고 좋은 자리를 얻었지만 당시에 ‘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졌었던 것이 플러스 효과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곳에 있는 후배들에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나 두려움, 쉽게 포기하는 것을 버리고 긍정적인 자세로 도전하실 것을 권유합니다. 또한 2010년 한 해는 더 기대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유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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